꽃피는 詩골길

꽃들이 춥겠다

헤누기 2010. 4. 22. 14:00

밤새 바람도 비도 

불고 내리더니 아침기온이 뚝 떨어졌다


간조롬하게 피어있던 유채꽃이
옆으로 비스듬히 기울여 학교울타리에 기대어 서있다
울타리 위로 자목련은 더이상 벌릴 틈 없는듯
화톳불앞에 둘러서 있는듯 하다

 

꽃들이 춥겠다

 

올봄은 잦은 비에 유난히도 시렸다

봄옷위에 패딩을 덧걸친다
움직이면 덥고 가만히 서있으면 춥고

 

그래도 봄은 봄인거라
울긋불긋 피어있는 꽃을 보면

바쳐든 찻잔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꽃같은 그리운 미소

 

비온 뒤
상큼한 공기맛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연두빛 숲에서 불어 오는 싱그럼

 

추워 보았자 얼마나 추울까
제각자
때맞춰 피워 올리는 꽃들
신들신들한 웃음까지 흘린다


4월이여
시린 봄비에 젖은 봄이여

 

빗에젖고
바람에 흔들렸던 그것이
꽃샘이 아니라
서둘지 말라는 것임을
나는 알겠노라

 


 

비개인 점심시간 학교운동장에 아이들의 조잘거림을 들며  ---- The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