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지
창원에 눈사람이 데둑데굴 굴러왔습니다
헤누기
2011. 2. 10. 22:13
봄눈(春雪)
겨울이 버린 눈
버려진 그 하얀눈이 창원으로 허연 버선발로 찾아와서는 칙사 대접을 받고있다.
이번 주초에 내렸던 비
가뭄의 단비였지만 연신 눈이 내렸음 했던
내 옹알거림을 달래기라도 하듯
펑펑 소복소복
바야흐르 졸업시즌에
졸업식장에서 밀가루 세례를 받던 날처럼
빈 나무가지에 하얀동백이 되고
아이들은 팔벌려 모아 만든 솜사탕을 오물오물 거린다.
목화밭이 되어버린 도심에
겨울을 꾹꾹 눌러 덮는 발자국따라 눈 굴리기 좋을만큼
눈사람이 데굴데굴 굴러 온다.
성애가 잔뜩서린 차창에다 눈이라 쓰놓고
투명해진 글자사이로 눈내리는 시내를 바라보다
눈을 좋아한다는 강아지 보다 오히려 아이들이 신났습니다
창원법원앞에도 법 무서운 줄 아량곳하지 않고 거리를 하얗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목말라하던 초록은 물방울 만들고
마법의 손에서
이렇게 쌍둥이가 탄생했습니다
창원축구센타
창원축구센타 주경기장응 백설기 시루가 되어버렸습니다
함박눈과 축구경기가 벌어졌지만 0:0 무승부였습니다
이렇게 2월10일은 나에게 첫눈이 내린 날
목화솜이불 아래로 초록봄이 깨어날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