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詩골길
[스크랩] 차꽃
헤누기
2011. 11. 9. 00:43
차꽃
가을에
초록잎이 부끄러웠을까
진홍의 잎으로 가지를 펼친
화살나무 옆에서 주눅 들었을까
차꽃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땅만 내려다본다.
부끄러워 말라
가을단풍은
입동에 들어서면
낙엽일 뿐이다
기죽지 말라
화려함에 길들여진
우리네 탓일 뿐
소박한 美
그리고 수더분한 모습에 마음이
더 가는 것이
어찌 내 나이 탓으로 돌리랴
#
‘우거진 잎, 모진 추위와 싸우며 겨우내 푸르고, 하얀 꽃 서리에 씻겨 가을 정취 빛내누나.’
초의선사가 쓴 ‘동다송’의 첫 구절에는 차꽃을 소박한 아름다움을 말하고 있다.
가을비에 차꽃 얹으면 은은한 음악과 더불어
향기만으로도. 차 한 잔 비우는 동안
차잎의 가을은
정다운 이 마주하고 찻잔에서 누렇게 물든다.
차꽃은 꽃과 열매가 함께 만나 마주보고 있어 '실화상봉수' 라고도 한다.
꽃은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피는데
순백의 은은하면서 마치 치자꽃 비슷한 향이난다.
몽글몽글 작은 꽃 안에 가을이 하얀 찻잔에 담겨져 있는 듯하다
아직도 차꽃 향기를 맡지 못하고 녹차를 마신다면
이 가을 소박미의 극치, 차꽃 여행을 떠나 보세요.
은은하고 그윽한 차꽃의 향이 전해지길 바랍니다
출처 : 군북초등학교총동창회
글쓴이 : 조현욱(43회)운영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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