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사(斷俗寺) 옛절터에서
단속사지(斷俗寺址)는 지리산 자락 옥녀봉 아래에 위치한
산청군 단성면 운리 333번지 마을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옛 절터인 단속사 터를 말한다.
『삼국유사』의 기록으로 경덕왕 때 작은 절을 크게 중창하여 단속사로 이름을 바꾼 듯하다.
과거 단속사는 수백 칸이 넘는 규모를 자랑하였다고 한다.
속세와 단절하고 신도들마저도 끊어져 사라진 절,
그래서 단속사였을까?
두 개의 3층 석탑이 서성대는 옛 절터에서 세상사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단속사지에 온 것은 우리나라 5대매(梅花) 중 3매가 산청에 있다해서
산청3매를 기행하기 위해서 이곳을 찾았다.3매중 이제 2매를 만났으며
마지막 남은 1매를 마저 마치고 나면 포스팅하고자 한다.
목적은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600년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그 실체를 보고 전하기 위함이다. 말라 병들어 볼품은 없지만
매화의 억센 기상을 담고싶다.
물론 3월에는 매화 만발한 자태를 보기위한 기행도 이어질 것이다
동쪽(왼쪽)에 세워진 탑이 보물 제72호 "산청 단속사지 동삼층석탑 (山淸 斷俗寺址 東三層石塔)"이고,
서쪽(오른쪽쪽)에 세워진 탑이 보물 제73호 "산청 단속사지 서삼층석탑 (山淸 斷俗寺址 西三層石塔)"이라 한다.
동탑은 그나마 원형에 가깝게 잘 보존되어 있어 탑의 아름다운 옛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서탑은 받침석부터 손상이 많았으며 탑 꼭대기에는 사람의 흔적이 역역하였다.
터의 정면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카메라 앵글을 맞추어 보았다.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니 동네 전체가 절터였던 것으로 추정이된다.
아마 대나무숲 앞에 대웅전이 있었을 것이다. 현재 대숲 뒤에는 작은 절이 하나 있다
절터 뒤를 돌아 마을 위쪽에서 탑을 향해 촬영을 모습
다시 마을 앞쪽으로 내려와
정면절터의 입구라 할 수 있는 당간지주가 있는 곳에서 탑을 향해 바라보았다.
당간지주
탑에서 당간지주까지의 거리는 족히 4~500m는 되는 거리이다. 절의 규모를 점쳐 볼 수 있는 증거이다
높이가 3m50cm이며 두께가50cm로 윗 부분이 떨어져 나가 방치되 있는 것을
1984년에 1기는 복원하고 1기는 부분 복원되 있다.
그 옛날 식간에는 여러 개의 굴뚝에서 끊임없이 연기를 피워 올렸다고 한다.
쌀을 씻은 쌀뜨물이 개천을 따라 십리까지 뿌옇게 흘렀다고 전해오기도 하고
그 많은 수행자들이며 신도들의 곡식은 곡간을 가득 채웠으리니
마을로 변해버린 이 터에 수행의 목탁소리와 독경을 읊는 목소리들로 가득 찼으리다.
넉넉한 곡식만큼 넉넉한 신도들의 발걸음은 요사채가 분주 했으리라
겨울이 닥쳐도 끄덕도 없었을 그 절터는 빈집처럼 스산한 겨울바람이 맵기만 하다
허물어지고 뜯겨 나가고 부서지고 불태워졌을 그 암흑의 시간
융성했던 기억들 떠올리며 3층 석탑은 유유히 흐르는 낮달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사람과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등을 돌렸을 때에는 이 절터처럼 너도 나도 혼자다.외롭다, 처량하다
마음의 빗장을 걸지 말고 걷어두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