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태백산에서
1박2일, 기대만발 눈꽃만발의 태백산을 그리며
1월20일 오후4시부터 꼬박 네시간을 달려 태백시 황지에 도착했다.
시장기 도는 어둑한 황지연못 주변은 1월23일부터 시작되는
눈꽃축제 분위기로 휘황찬란하다.
저녁을 먹고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 바로옆 오래된 호텔 메르디앙에
여장을 풀어놓고 황지의 야경을 구경하고 숙소로 들어와 내일 산행을 의논한다.
21일 태백산에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맞춰 눈산행을 잔뜩 준비하고 도착했으나
눈이 내릴 기미는 전혀 보이질 않는다.
아침을 맞았지만 오히려 날씨는 개이기 시작 한다.
우리가 만든 스캐줄은 이미 녹아흘러 버렸고 날씨가 만든 스캐줄의 불만으로
태백산의 단단히 얼어 붙은 눈길위에 아이젠의 날카로운 날로 화풀이를 한다.
파래진 하늘이 펼쳐지고 쭈삣쭈삣 솟은 낙엽송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한웅큼 손아귀에 쥐는데 봄이 물큰하게 잡힌다.
주목해야 할 주목군락지에는 더운 바람탓에 상고대는 이미 옷을 벗어 던지고
휑한 초록빛만 무성 하다.
정상, 천제단에서 천왕단(한배검)까지 잇는 구간에서 짧은 눈보라의
칼바람에 잠시 멈칫했지만 뜨거운 커피로 시린 손을 녹이고
만경사와 반재를 거쳐 백단사 매표소로 하산을 하여 눈축제 현장과
석탄박물관을 둘러보고 강원도의 황태찌개에 옥수수막걸리 한 사발로
눈꽃을 보지 못했던 아쉬움을 뒤로하고 주적주적 비내리는 창원의 밤하늘에 도착 했다.
산행일지
2015.1.20 부터 21일까지 머슴아 셋
산행코스
09:00 유일사 매표소 ▶ 정상 ▶ 망경사 ▶ 반재 ▶ 백단사 매표소 13:10분 (소요시간 4시간)
추가코스
눈꽃축제 현장 ▶ 태백석탄박물관
유일사 매표소
거제수나무
산행의 들머리가 해발 1,000m
예전에 없었던 샛길이 생겼더군요
샛길을 택하지 않고 유일사쪽으로
쭈삣쭈삣 솟은 낙엽송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한웅큼 손아귀에 쥐는데 봄이 물큰하게 잡힌다.
유일사 입구에 쉼터도 새로 생겼고요
그래서 저 짚은 해발약1,300m의 가파른 눈길을 올라와
유일사와 쉼터의 생필품을 실어 나른다고 해요
무거운 짐 들어주는 봉사도 하고요
하지만 얄미운 햇살
주목군락지에서 포근한 날씨에 씻겨내린 상고대의 허탈
상고대가 벗겨진 고사목을 등지고 가는 친구의 코앞에 천제단이 보인다
천제단에서 우리의 웃음을 제단에 놓고 왔다
투덜투덜 날씨 탓을하며 도착한 정상
천제단에 도착하니 눈보라가 일기 시작합니다
불과 몇발작 위에인데 엄청난 기온 차이를 실감 한다
천제단에서 천왕단으로 향하는 능선은 눈보라로 자욱하다
한배검는 단군을 의미한다고 한다
정성을 모아 올 한해를 단군을 향해 기원해 봅니다
여러분들도 건강하고 복된 한해를 보내 시기를 진심으로 간구 합니다
인증샷은 추위에 덜덜덜
문수봉 팻말위에 걸친 삼각봉이 문수봉이다
백단사 매표소로 향하는 길에서 단종비각을 만나다
단종비 기념각
단종의 영혼을 기념하기 위하여 매년 음력 9월3일 제를 지낸다고 함
1955년 망경사 박묵암 스님이 건립하고 '조선국 태백산단종대왕지비'의 비문이 안치되어 있고
비문과 현판은 오대산 월정사 탄허스님의 친필이라 함
망경사 정경
망경사의 용정
마르지 않고, 얼지도 않는다는 고품격의 물맛으로 마른 목을 축인다
망경사의 일상을 채워 줄 발걸음은 결코 무거워보이질 않았다.
태백산에서 그냥 내려 오기가 뭣 해서 ...ㅎㅎㅎ
반재 쉼터 : 정상과의 거리가 반쯤의 거리라 해서 반재라 했을것 같다
눈꽃과 상고대의 아쉬움은 이제 말끔하게 털어 버리고
눈속에서 들려오는 봄의 소리를 들으며 태백산을 빠져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