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발걸음

통영, 또 하나의 먼당길 서피랑

헤누기 2015. 1. 28. 14:20

먼당길

윗쪽은 음지 아랫쪽은 양지

자연 이치로 보았을 땐 분명 윗쪽이 더 양지인데

문명의 이치에서는 아랬쪽이 훨씬 훤하다

사람들은 그런곳을 번화가라 하고 그 거리에서 치밀려 올라간 곳을 달동네라 한다.

먼당길 달동네는 집 모양새부터 남루하다. 차림새나 사는것 마저도 다를바 없다.

달동네 사람들은 내려오는 것 조차도  부끄러워

다니는 길마저도 좁고 가파르게 만들었다

 

비탈진 계단을 올라 먼당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짓는 한숨 '아이고,내 팔자야'

담배 한대 쭉 뿜어내며 아랫입술 깨물던 파랑새의 언덕은 예나 지금이나 그 자리는 그대로

그러려니 하고 살아가는 뚝지먼당길 사람들

 

빨랫줄에 말리던 물메기 한 축을 빼내어

마르지도 않아 말랑말랑한 살점을 뜯어

망우주(忘憂酒)를 기울며 북바치는 서러움을 달래던

뚝지먼당 사람에게는 그것만이 위안이고 행복이라 했을 것이다.

 

뚝지먼당의 아흔아홉 계단만큼 늙어 보이는  할머니 

계단 난간을 부여 잡고서 내볕는 소리

휴~~(休)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고 싶은 모양이다.

 

1월27일 서피랑 뚝지먼당 아흔아홉 계단길에서

 

 

 

뚝지먼당 오르는 99계단

 

뚝지는  먼당 서포루에 달아 두었던 수군 깃발을 보관하는 상자를 독이라 했는데

독이 뚝으로 변하여 뚝지먼당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새마을운동 당시에 지은 그대로 여전합니다

 

 

요즘 이곳 사람들은 당당하게 잘 살고 있다.

오히려 그들이 우리를 기쁘게 맞이하며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그들을 애처로운 눈길로 바라보자 말자. 우리는 누구와도 함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박경리 선생이 태어났던 곳이기도 하며

그의 작품 "김약국의 사람들"의 배경지 이기도 하답니다.

99계단을 따라 오르면서 볼 수 있어요

 

 

그러려니 하고살자

 

우리사는 동안

누군들 내맘에 꼭 맞은적 있던가

나인들 그어느 누구의

마음에 꼭 맞은적 있더냐

그러려니 하고살자

 

 

이 뚝지먼당은 옛적 뱃사람을 상대로한 윤락촌이었다고 하네요

어쩐지 저 하트가 애절하게 다가온다

하룻밤 사랑에 툭툭 흘러버린 가슴붉힌 하트

분분히 흩어진 핑크빛 하트가

붉게 짙어 처연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집 앞에도 레드카팻 깔면 나도 스타될까

그래 마음 만이라도  스타로 부자로

그런 마음으로 살자

 

 

옛날의 그집

 

박경리

 

다행히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고추심고 상추심고 파 심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았다

정붙이로 살았다.

 

**

 

 

뚝지먼당 사람들은 이렇게라도 위안을 삼으며

 그 한많은 설움을 망우주로 채워 넣으며 살았을 것이다. 이동네 살았던 사람들은

 

 

빨랫줄에 말리던 물메ㄱ시 한 축을 빼내어

마르지도 않아 말랑말랑한 살점을 뜯어

소줏잔 기울고 씹으며 북바치는 서러움을 달래며 살았던

뚝지먼당 사람에게는 그것만이 위안이고 행복이었을 것입니다

 

 

이제 뚝지먼당까지 다 올라 왔다

오른쪽 벼락당으로 오르는 길 재미있는 궁디의자가 발길을 세운다

 

 

벼락당 가는 길에서 잠시 쉬어 갑니다

* 벼락당 : 낭떠리지의 가파른 언덕

이 언덕위에 서포루가 있으며여기에 올라 애환을 달래며

 이곳 사람들이 번화가라고 부르는

통영 시내와 강구안 해안을 모두 볼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