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배낭

추위가 달랐어요, 함백산

헤누기 2013. 1. 19. 00:33

 

함백산 1573m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새해들어 지리산 천왕봉에 이어 고공행진중이다.

친구에게 카톡으로 함백산 간다고 하니 왈 "함안 백산이라"

너스레를 떨었는데 다시 답으로 "함안 백이산의 준말이다"라고

응해 주고는 한 바탕 웃었던 그 함백산에서 북극곰을 만나고 돌아왔다.

 

산행코스(산악회의 A코스를 따라 다섯시간 산행)

 

싸리재 → 두문동재 →  은대봉 → 샘터 → 중함백산 → 함백산 → 깔딱재 → 만항주차장

 

 

 

 

요즘 47회 산행팀들과 언젠가부터 그들이 다니는

높은 산에 오르고 싶었던 욕심을 실천했을 따름이다.

어제는 이동국 조종순 후배가 속해 있는 산악회에 게스트로 참석을 했다. 

이날 함께한 일행은 누이 같은 홍일점 목화 아가씨

만능 엔트테이먼트 카페운영자 조완제

축구선수 이동국 보다 훨씬 잘 생기고 체력 좋은 이동국

그리고 무늬만 그럴싸한 해누기

 

 

 

 

 

 

 

싸리재에서 두문동 고개를 들어서기 직전

도로가 이렇게 눈으로 쌓여 버렸다.

 

단양을 지나고 부터는 버스 차창의 성애가 꽁꽁 얼어붙어

바깥의 하얀 풍경을 가로 막아 버렸다.

그렇게 출발지 싸리재에 다다랐으나 정작 싸리재까지 가는

도로는 폭설로 가로 막혀 중간에서 내려 산행 초입이 시작 됐다.

헉~~ 내리자마자 추위가 달랐던 함백산 이야기 시작합니다.

 

야무지게 오다싸고는 출발하는데 초입부터 자작나무 숲이 발걸음을 세운다

배낭 깊숙한 곳에서 카메라를 끄집어내고 채비를 꾸리는 동안

일행은 멀리 달아났고 손은 시립고 ... 혹독한 신고식을 치루었다.

 

두번째 관문 백두대간 두문동재에서 함백산으로 오르는 길

 

 

은대봉을 향하는 길에서 목화

 

무르팍까지 차오른 눈길을 가로 질러 등산로 따라 눈보라 휘몰아치는 눈살

눈살 시린 깡추위에 사진 찍기는 커녕 그냥 서있기만 해도

얼어붙어 버리기에 계속 움직여 했다.

하얀 눈위에 떠있는 잣나무는 금방 이라도 하늘로 솟구쳐 오를 자세다.

 

 중함백산에서 바라본 함백산 정상

 

태백 바람의언덕 풍력풍차

 

중함백산 1505m 인증샷 이동국

손이얼어 겨우 한컷 담아 냄

 

함백산 정상에서 하산하고 있던 행렬

중함백 정상까지 기다랗게 이어진 등산객 행렬은

그야말로 진풍경이었다.

만리장성이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정상을 향해 반대로 가는 우리는 그 기다란 일방통행의 눈길을 피해가기가 그렇게

만만치 않았다.

 

은대봉의 설원위로 펼쳐지는 파란하늘과

산과 산, 능선과 능선 그리고 계곡으로 이어지는 한 폭의

동양화속으로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하늘도 파래 입술도 파래 졌지만 함백산을 바라보는 눈망울은

그저 똘망똘망하다.

 

그  지루했던 길은 끝났다

 

 

중계소 안테나가 또릿하게 보이고 정상의 능선으로 펼쳐지는 설원위로

햇살이 황금빛으로 아롱거린다.

 

드디어 정상에서다

얼굴을 감싼 버프며 버니의 챙에는 내 품은 입김이 고드름이 되어 버렸고

늙은 주목나무에 남아있는 잔설 모양으로 눈썹은 새치가 생겨 버렸다.

꽁꽁 얼어붙듯이 우리들의 마음도 하나로 뭉쳐질 수 있어 너무 좋았다.

 

함백산은 냉동고였다.

경북봉화에 와서 온천으로 꽁꽁 얼었던 몸을 녹였다

올겨울 추위를 온 몸으로 몽땅 얼려 버렸다.

이제 창원에서의 웬만한 추위쯤이야 얼마든지 견뎌 내겠다.

 

깔딱재 너머로 보이는 하산길이 눈에 훤하게 들어온다.

저길을 걸어야 버스가 기다리는 만항주차장이다

 

 

추웠던 날씨 체감온도는 영하20도 그 이하였지만

우리들의 마음을 녹였던 온도는 영상 20도 그 이상이었다.

그힘들고 지친걸음 얼어버렸던 몸

지루한 허연 사막길의 외로움

정상에서 함께 웃었을 수 있게 해 주었던

내 아우들이 그저 대견 스러웠을 따름이다.

무탈하게 산행을 마친 우리들에게 스스로 따뜻하게 나눈 말

"다시 한 번 눈오는 날 상고대 보러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