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詩골길

위양지의 가을

헤누기 2016. 11. 10. 16:36

 

 

 

 

 

위양지의 가을

이팝꽃시절 파란 여백을
하르르 날으던 하얀너울
감당키 힘들었던 여름을
무디게 보내고
노릇노릇 물든 가지
받쳐 든 완재정

논밭으로 쫒아 다니랴
송전탑 가로막으랴
아플 겨를도 없었던 삶
날 좀 보소
날 좀 보시라

작은 연못에 뜬
일그러진 할매할배 자화상
바람은 부지 마시고
위양지 날으는 기러기는
날 좀 보고 가시게나

* 위양지 : 밀양 8경
* 날 좀 보소 : 밀양 아리랑 인용
* 완재정 : 안동 권씨의 재실(위양지
이팝나무 속의 정자)

○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의
이팝나무 가을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고압선 철탑과 싸워야 했던 마을
어르신들의 내용을 담은 공영해 시인의
「밀양」이 떠올라 그 토대를 바탕으로
한 줄 썼습니다.

11.9일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