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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디드 커피

헤누기 2018. 7. 9. 14:42

서스펜디드 커피

인터넷 신문 '오늘의 연재'를 읽는 중
작가는 커피 자판기에서 뽑고 남은 거스름돈을 끄집어내는데

400원이 더 나와 공돈이라는 순간의 기쁨을 만끽하고는
자신의 거스름돈만 챙기고 400원을 도로 넣고는

다음 사람도 그 기쁨을 가지게 했다고 한다.
며칠 전 나에게도 그런 기회가 왔다.
경남수목원에서 사진을 찍고 잠시 쉬는 틈을 가졌다.
전에 없던 반듯한 커피집이 메타세콰이어 길 한켠에 차지하고 있는데

입장료 내고 관람하는 수목원에 커피집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자판기를 이용해 500원 동전을 넣고서 밀크커피를 빼어내고

반환 레버를 돌리니 300원이 나와야 하는데 100짜리 동전 다섯 개가 나왔다.
서스펜디드 커피를 마시는 것 같아 기분도 좋아지고

고마운 마음에 나는 100원 동전 하나만 가졌다.
수목원의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사람들을 기쁘게 할

서스펜디드가 이어 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ㅡㅡㅡ
‘서스펜디드 커피’ 또는 ‘카페 소스패소’는
두 잔 값을 내지만 한 잔만 마시고 나머지 한 잔은 돈이 부족한 사람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이태리 나폴리에서 유래된 아름다운 관습

 

 

 

2018.3.28 쓰고

사진(위) 2018.4.13 (경남수목원)

사진(아래) 2018.3.28 (경남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