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詩골길

바람 올리는 날

헤누기 2020. 2. 24. 15:55

 

 

바람 올리는 날


2월의 야생화 변산바람꽃이
이리저리 마구 부는 코로나19의 바람을 야무지게 견뎌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세시풍습
'바람 올리는 날'을 아시나요?
음력 2월 1일 내일은 바람 올리는 날입니다.
성인이 되어 어머니 곁을 떠나면서 그 후로는 보지도 듣지 못했으니

요즘은 그런 날이 있었던가 싶어집니다.
수 십 년 전의 이날 새벽, 어머니는 부엌에서

하얀 대접에 정한수와 촛불을 켜고

두 손을 모아 비시고는 문종이를 촛불에 태워 날려보내던

그 모습을 보고 자랐답니다.
꽃샘바람이 세차게 불고 지나간 자리에

홍매화 꽃잎을 흩뿌려놓았습니다.
어머니가 날려보낸 불에 탄 문종이의 재처럼 말이죠.
겨울 바람을 재우고 가족의 건강과 한해의 풍년을 기원했을

 어머니의 봄맞이처럼

코로나 19의 바람도 태워서 날려 보내는 그런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