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겨울, 펑펑 날리는 눈길을 창원에서는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설상가상 겨울 가뭄으로 봄꽃마저 더디다
용지못 인근 카페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창문 너머로
펑펑 내리는 눈을 감상하기란 꿈같은 기대일 것이다
소백산에 이어 이번 산행도 출발 전날부터 밤잠을 설치게 했다
모두가 얼마나 흥분 되었는지 네비게이션 안내도 제대로 듣지 못한 체
중앙고속도로와 맞닿는 영동고속도로까지 달려 강릉을 돌아
태백에는 자정의 시간이었다
『always 태백』언제나 함께라는 태백에도 눈은 내리지 않았고
숙박지 주인도 산에는 눈이 녹아 눈구경이 힘들거러 했다.
그런데 야심한 시간에 싸락눈이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설레는 마음으로 밤을 설쳤던 낙동강 발원지 황지에는
하얗게 눈이 깔렸고 태백의 하늘은 눈송이로 가득 메워 반겨 주었다
유일사 매표소 입구는 눈꽃 축제행사가 끝났는데도 많은 산악인들로
붐벼 태백의 칼바람을 녹였다.
태백산 들어 가는 길,등산로를 따라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눈으로 덮혔다
온 세상이 눈으로만 장식 된 한 폭의 동양화 같았고
아이젠 도움없인 정상에 오르기 힘들 정도로 금방 등산로는 빙판길이
되었지만 나뭇가지 위에 쌓이는 백설은 너무도 멋져 보였다
눈꽃을 피우는 거대한 주목은 마치 화가의 붓끝 같았으며
관람객인 우리는 연신 카메라 셔트를 눌러대기 바팠고
태백에서 마자막 겨울선물 모진 눈보라도 따뜻하게 받아들였다
펑펑 쏟아지는 눈송이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에
물병이 얼고,도시락얼어
천재단 옆벽에 옹기종기 모여 발을 동동 굴리면서도
춥다는 말은 아무도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태백산 산행에서 흘린 땀과 눈덮힌 마지막 겨울 선물은
눈으로 잘 어우러져 기쁜 맘으로 그곳을 떠나 왔지만
항상 잊지 않고 가슴속 한 켠에 간직하고
태백산에서의 기억이 입가의 웃음으로 삶의 무게가 힘들 때
힘이 되어 주는 추억이 되어 줄 것이다......
007.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