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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시거든 창밖을 내다보세요.
알함브라궁전을 향해 소방수들은
붉게 불타는 가을을 끄고 있을 것입니다.
절정을 이루는 단풍바다에 노을처럼 닻을 내리는 10월의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바람에 날려도 두려움 모르고
이파리를 다 벗어 던져도
부끄러움이 아닌 나무를 바라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부터 긴 여정 힘들어
떨어뜨림이 아닙니다.
다 떼어내는 아픔이 아닌
다 떠나가도 외롭지 않는
다 버리고도 아쉬움 없는
마지막까지 더는 미련 없이 털어 버려도
꿈을 꾸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