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골짜기의 아침 일곱 시는 서릿발을 디도 일출을 기다린다.
대원사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붉은 바람이 감나무 꼭데기에 앉을 무렵
농부는 젖은 잡초 두엄을 쌓아 불을 놓고 연기를 피워 서리를 녹이는
지혜를 엿보는 아침이다.
화목 보일러의 열을 빼어내어 세수를 하고
따스한 아침밥상 너머로 산국이 햇살을 반길 쯤
새파란 하늘에 점점이 박힌 홍시의 속살 같은 단풍이며
깨강정 깨물듯 사각대는 지리산의 가을은
쉴 새 없이 짙게 번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