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지키기 위한듯 불끈 쥔 주먹을 담장너머로 내밀고 있는 하얀 꽃숭우리들을 향해
발길이 저절로 다가간다
우리 카페에 '수국을 보며'라는 글귀가 떠올라 나도 사진 한 컷 담아
답글로 올려볼까하는 요령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이집 담장안에는 여러 꽃들과함께 이쁘게 가꾸어 놓은 화단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있어 인상이 꽤 사나울것 같았는데 정작 다가서니 상냥스럽게 포즈를 취해준다.
집에와서 수국과 비교해 보는 과정에서 이 꽃이 불두화라는것을 알았다.
그러고 보니 '부처님 오신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불교하면 떠오른 꽃이 연꽃외도 千手千眼을 가졌다는 부처손 이라는 꽃과
꽃의 하얀 가루에서 스님들의 향기가 풍겨나 지장보살이라는 불리우는 풀솜대와
부처꽃 그리고 불두화가 있다는 사실에 놀랍다.
처음에는 불두화인지도 모르고 이쁜자태만 담았다.
불두화는 쌍둥이처럼 닮은 설구화라는 꽃이 또 있었다.
카메라에 담을 땐 보이지 않든 것이 자세히 들여다 보니 잎사귀 모양만 다르게
나란히 카메라에 담겨져있는 불두화와 설구화
자세히 관찰하지 않고서는 나처럼 하나의 꽃으로만 보일 것이다.
이처럼 부처님의 꽃을 한꺼번에 보는 횡재를 맞았으니 이보다 더한 행운이 있을까?
이 집주인도 부처님의 삶을 따르는 불자일까?
아무튼 이집앞을 지나는 사람마다 부처님의 자비가 묻어 가기를 바래 본다.
불두화의 잎은 깻잎처럼 타원형이고 설구화는 잎이 끝에서 세 갈래로 갈라져있다.
불두화와 설구화는 부처의 동그랗게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모양에서 붙혀진 이름이라 한다.
설구화도 예전에는 불두화라고 불리워지다 따로 구분이 되면서
눈송이를 둥글게 뭉친것과 비슷하게 생겼다하여 설구화라는 법명을 얻었을 것같다.
아무튼 이 두 꽃을 통칭하여 佛頭花라 칭하면 맞을것 같아 나는 불두화라 부르기로 했다.
불두화는 처음필땐 연초록색으로 피어난 모습은 풋풋하고 싱그러워움을 더해 주는 것이
스님들이 출가를 하면서 머리를 깎을 때 푸르스럼한 모습이 연상되어 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하얗게 머물다 노랗게 저물듯 스님들의 일생을 닮아있는 꽃이라 하겠다.
벌이 날아들지 않는 무성화無性花로 씨앗을 맺지 못하는 것을 보면
천주교나 불교의 수도자들이 결혼을하지 않고 수도생활에만 정진하듯
수도승의 근본 의미를 엿볼 수있기도 하다.
그래서 스님들은 이 불두화를 두고 승무화(僧舞花)라 불렀을까?
설구화는 5월8일 어버이날을 기준으로 피고,
불두화는 음력 4월초파일을 기준으로 핀다고 하니
'부처님 오신날'을 맞으면서 이 시기에 가장 의미있는 꽃을 만나게 되어 기뻤다
사찰에서만 쉽게 볼 수 있다는 이꽃이
이렇게 주변에서 소리없이 우리곁에 다가와 있음은 부처님도 우리곁에서
함께하고 있음이 아닐런지......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표어는‘소통과 화합으로 함께하는 세상’이라 한다.
가톨릭 정진석 주교님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축하의 인사말과 '모두가 화합하여 아름다운 향기를 피우자'라고 메세지를 남겼다.
담장너머로 사찰입구에 걸어 놓은 연등처럼 주렁주렁 피어있는
불두화의 꽃숭이에 내 이름과 소망을 달아 본다
아름다운 삶의 향기가 날리는 5월 이기를......
2010.5.12 The욱
ⓛ
②
위ⓛ②불두화
아래③④설구화
같은 장소에서 내 카메라에 나란히 담긴 불두화와 설구화입니다
③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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