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위로 달 오르니 이밤이 눈부시도다.
낮인 듯 밤인 듯
달인지 해인지
세상 시름 다 잊은 냥
둥그스럼한 미소가 내 소원 모두 들어 줄것 같다.
정월
대보름, 아침 일찍부터 조리를 들고 오곡밥을 얻으러 나간다.
엄니는 꼭 다섯집에 가야된다며 쭈빗쭈빗 나서는 내 등뒤에 대고 말했지
부스럼 생긴다는 말에 그 딱딱한 껍질을 깨물고
귀밝으라고 먹여주던 그 술에 술고래가 되었지
내가먼저, 네가먼저 우겨대며 '내 더위 가져가라'며 아웅다웅 벗들과 싸우고
집앞 개울에 달집 짓느라 헹님들이 몇가지 씩 떠 맞긴다
산으로 가 솔가지 꺾어 오는 친구
쌓아 둔 짚동에서 짚단을 몰래 빼 날으는 동생
그당시 우리집 앞에는 조그만 대숲이 있었는데 대밭이 쑥대밭이 되고 만다
호랑이 같았던 백목댁 아주머니의 대밭이라 혼줄날 각오를 해야했었다.
대보름달을 맞이하기 위해
이런저런 일 다 마치고나면
어느새 해가 저물고 달집이 타올랐다.
커다랗고 둥근달을 바라 보고
활활타는 달집을 쳐다보며
엄니 시키는 대로
소원을 빌고
또 빌었던 날
정월
보름날
지금 생각해도 재미있고 입가에 웃음짓게 하는 날
우리들의 재미난 놀이
그런 맛을 빼앗기고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 주면은
아마 전설의 고향을 듣는 것 쯤으로 여길 것이다.
호두 깨먹는 놀이. 땅콩,군밤 까먹는 재미로만 넘겨 버리는
오늘날의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왜? 나는 그때가 좋은 것일까.........
그 시절로 돌아 갈 수 없기에
그 보름달
그 큰 달을 보러
하얀 눈길에 발자국 찍으며 산길을 올라
달에게로 걸어 가서
그때 빌었던 것 처럼
소원이나
또 빌로 가야겠다.
달님!!
달님!!
대보름 큰달님!!
제 소원은 ......
'아름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농부시인 서정홍을 만나다 (0) | 2011.08.02 |
---|---|
[스크랩] 경남체전 - 함안군 배구경기(군북고등학교) (0) | 2011.04.30 |
창원에 눈사람이 데둑데굴 굴러왔습니다 (0) | 2011.02.10 |
동생이 나왔어요 (0) | 2011.01.14 |
경남작가 19호 출판기념회에서 (0) | 2011.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