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지

달님!달님! 정월대보름달님...제 소원은...

헤누기 2011. 2. 16. 23:34

 

설산위로 달 오르니 이밤이  눈부시도다.
낮인 듯 밤인 듯
달인지 해인지
세상 시름 다 잊은 냥

둥그스럼한 미소가 내 소원 모두 들어 줄것 같다.


정월
대보름, 아침 일찍부터 조리를 들고 오곡밥을 얻으러 나간다.
엄니는 꼭 다섯집에 가야된다며 쭈빗쭈빗 나서는 내 등뒤에 대고 말했지
부스럼 생긴다는 말에 그 딱딱한 껍질을 깨물고
귀밝으라고 먹여주던 그 술에 술고래가 되었지
내가먼저, 네가먼저 우겨대며 '내 더위 가져가라'며 아웅다웅 벗들과 싸우고

집앞 개울에 달집 짓느라 헹님들이 몇가지 씩 떠 맞긴다
산으로 가 솔가지 꺾어 오는 친구
쌓아 둔 짚동에서 짚단을 몰래 빼 날으는 동생

 

그당시 우리집 앞에는 조그만 대숲이 있었는데 대밭이 쑥대밭이 되고 만다
호랑이 같았던 백목댁 아주머니의 대밭이라 혼줄날 각오를 해야했었다.

 

대보름달을 맞이하기 위해
이런저런 일 다 마치고나면
어느새 해가 저물고 달집이 타올랐다.


커다랗고 둥근달을 바라 보고
활활타는 달집을 쳐다보며
엄니 시키는 대로
소원을 빌고
또 빌었던 날

정월
보름날


지금 생각해도 재미있고 입가에 웃음짓게 하는 날
우리들의 재미난 놀이
그런 맛을 빼앗기고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 주면은
아마  전설의 고향을 듣는 것 쯤으로 여길 것이다.

 

호두 깨먹는 놀이. 땅콩,군밤 까먹는 재미로만 넘겨 버리는
오늘날의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왜? 나는 그때가 좋은 것일까.........
그 시절로 돌아 갈 수 없기에
그 보름달
그 큰 달을 보러
하얀 눈길에 발자국 찍으며 산길을 올라

달에게로 걸어 가서

 

그때 빌었던 것 처럼
소원이나
또 빌로 가야겠다.

 

달님!!
달님!!
대보름 큰달님!!


제 소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