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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지 않는 손 서정홍
날마다 논밭에서 일하는 아버지, 어머니 손. 무슨 물건이든쓰면 쓸수록 닳고 작아지는 것인데 일하는 손은 왜 닳지 않을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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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든 숟가락과 젓가락도 닳고 쇠로 만든 괭이와 호미도 닳는데
일하는 손은 왜 닳지 않을까요?
나무보다 쇠보다 강한 아버지, 어머니 손. |
가회(佳會) _ 아름다움 것들이 모여 있는 곳
옅은 모시 이불을 덮었다 걷었다 반복을 하고 있는
흐릿한 視野의 황매산
모산재에 걸쳐있는 바위는 구름처럼, 매화처럼 하얗게 피어있다.
천년 역사의 영암사지
오월의 철쭉
이처럼 아름다운 것들만 모아 놓아서 가회라 했을까?
그 황매산 자락아래 가회면 나무실에서(가회면 목곡 마을을 나무실이라 함)
흙냄새 베인 농부 시인을 기다리는 동안
매미소리 울려 퍼지는 마을을 돌면서
카메라의 유령필름으로 한 바퀴 감았다.
고슴도치처럼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밤송이
장마에 짓눌려버린 땅속에 숨구멍을 파고 있는 고구마 야콘 땅콩
농부의 빈집에 와글와글 모여 수다를 떨고 있는 봉선화
수다소리가 시끄러웠는지 귀마개처럼 덮고 있는 장독대
낯선 방문객을 졸졸 따라 다니는 고추잠자리
다랭이 논 물꼬를 따라 층층이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는
논고랑에서 허리를 펴는 농부의 웃음소리 듣는 듯
내 마음도 덩달아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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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삼가에 있는 공소에서 미사를 마치고 그가 돌아 왔다
(공소 : 천주교에서 신부가 주재하지 않는 성당)
얼추 십년이 훨씬 넘은 만남이었다.
그는 십여년 전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총각 같았던 모습이 할배가 되었구려.”라고
먼저 인사를 건낸다.
더위에 이글이글 거렸던 목을 얼음 띄운 매실차를
두 잔 연거푸 나란히 비우면서 자연 스레히 아이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근황을 묻고 창원에서 함께했던 추억을 나누었다.
시인은 나에게 두 가지 주문을 했다.
첫째 귀농을 하라
나이 들어 동네회관에서 땐스배우고. 점100 고스톱치다
무료급식소에서 주는 밥 먹고 그렇게 사는 것 보다 텃밭 일구며
사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지 아니냐?
둘째 글을 많이 쓰라
비용이 많이 드는 사진. 그림 그리기.음악을 하는 것 보다 글 쓰는 일은 볼펜과 종이만
있으면 나이가 더 들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냐며....
여기까지 왔으니 연암사지며 몇군데를 둘러 보고 가고 싶다며
오후 늦은 시각에 재회를 약속하고 " 담에 올 땐 이규석이랑 함께 와서
밤새 술도 마시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자"며 헤어 지는데
따로 구매한 두 권의 책외 몇권의 책을 더 건네 준다.
아~ 그리웠던 벗
강산이 변하고도 남은 세월
겉모습은 변해도 여전히 우리는 십여년전으로 부터 이어졌다.
벗이여!
오래오래 건필하시고 건강하시게
휴가 첫 날 첫번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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