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귀
사진 찍기에 아직은 쥐코밥상이다
자드락길을 오가며 햇살이 내리 쏘는 분홍빛 눈가심
꽃바람에 큰 아기 젖가슴 틀 듯 불거진 청춘
꽃 본 나비 불을 헤아리랴
봄비가 내린다. 내리고 나면
나는 벌과 같아서 몸살도 없어
노루의 꼬랑지처럼 봄날은 여유롭지 않아
이맘때 딱 그 느낌으로 네 앞에 있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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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샘달이 이십팔일이란 것이 다행이다
봄길을 터주는 빗길 열어 물오름 달을 맞이한다
비었던 저수지에 병아리 눈물만큼도
마른 낙엽아래 피붙이로 묻고 사는 노루귀는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을 것이다
동박새도 봄의 왈츠를 물고 춤 출 것이다
멀리 떨어져 앉아 물을 마시는 너를 바라보면
비를 타고 내려온 선녀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