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들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 손에
자시는 창 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곧 돋거든 날 인가도 여기소"
조선 중기의 삼당시인 고죽 최경창을 사랑했던 비련의 여인 기생 홍랑의 시조로 봄비 속으로 들어가본다
실버들
이별의 증표로 쓰였던 버들의 류(柳)를
머물 류(留)의 발음을 붙여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을까
봄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이 비 지나면 봄은 완연히 우리 곁으로
다가 올 것이다
어제는 너무 더웠다
가만히 앉아서 맞는 봄은 춥지만
찾아 가서 맞이하는 봄은 덥다.
우물가에서 바가지에 버들잎을 띄워 건네던 옛 사람들의 지혜를 엿보는 듯
봄비에 띄우는 매화 꽃잎을 바라본다.
능수버들이 봄길을 살랑살랑 흔들며
봄 온도의 눈금을 높이기에 열중이다.
봄이 오면 그대를 바라본다.
봄도리 쑥국을 먹고 그대를 바라보는 눈은 오른쪽으로 쏠려 있는 도다리 눈이다.
버들 피리를 만들어 불던 어린 시절이 단지 놀이만이 아님을 알게하는 능수버들의 살랑살랑 거림에 봄길을 따라나설 수 밖에
? 삼당시인 ㆍㆍ
조선 중종에서 선조 연간에 시명(詩名)을
떨친 세 사람의 시인.
곧 백광훈(白光勳), 최경창(崔慶昌),
이달(李達)을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