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비 한무리
갈대숲에 걸린 햇살을 쪼아먹고있다
헤코지 할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다가가면 깃을 세우고
다가서면 날개를 퍼득여 햇살을 지워 버린다
렌즈에 앉다 날다
그러기를 수 차례
어리둥절하는 나를 보며
그네들이 아릿한 쾌감을 즐기고 있다
네가 행복해 하면
나도 즐겁다
****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의심을 받을 경우도 있고
우연잖은 행동에도 상대방이 즐거워할 때도 있다
경계심을 풀면 새들도 친구가 된다
개개비의 복슬복슬한 가슴은 따뜻한 행복을 품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