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詩골길

지리골 내원사에서

헤누기 2016. 10. 13. 22:54

 

 

 

 

깊숙한 지리골

새들이 물어 나르는 가을

3층 석탑위로 붉은 지붕이 씌워지고

메주콩 붉은 고추 갓 빻아놓은 쌀자루

빨랫줄에 오르르 걸려있는 호박말랭이

마치 종가 댁에 들린 듯하다.

홍시로 물들이는 손으로

하루 종일 쓰다듬는 곶감이 그러하다.

 

깊숙한 지리골

여름이면 절보다 더 유명한 계곡의

야영장 물소리에서 멀어질 쯤 이면

반야교 아래로 풍경소리 흘러내린다.

세상의 소란스러움과 미혹함

속 깊은 스님만큼 깊숙한 깨달음

만남과 헤어짐

둘이지만 불이(不二)

여름과 겨울이

봄과 가을이 다른 것 같아도 한 세상

내 삶도 한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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