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숙한 지리골
새들이 물어 나르는 가을
3층 석탑위로 붉은 지붕이 씌워지고
메주콩 붉은 고추 갓 빻아놓은 쌀자루
빨랫줄에 오르르 걸려있는 호박말랭이
마치 종가 댁에 들린 듯하다.
홍시로 물들이는 손으로
하루 종일 쓰다듬는 곶감이 그러하다.
깊숙한 지리골
여름이면 절보다 더 유명한 계곡의
야영장 물소리에서 멀어질 쯤 이면
반야교 아래로 풍경소리 흘러내린다.
세상의 소란스러움과 미혹함
속 깊은 스님만큼 깊숙한 깨달음
만남과 헤어짐
둘이지만 불이(不二)
여름과 겨울이
봄과 가을이 다른 것 같아도 한 세상
내 삶도 한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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