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김대건 신부님의 축일이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2세로 부터 신부님을 포함한 우리나라에서 순교하신 103위 성인들과 함께 시성 되셨다
† ♣ 교우들에게 보낸 김대건 신부의 편지 ♣ †
교우들 보아라.
우리 벗아, 생각하고 생각할지어다
천주 무시지시(無始之時)로부터 천지 만물을
배설(配設)하시고
그 중에 우리 사람을 당신 모상과 같이 내어 세상에 두신
위자(尉藉)와 그 뜻을 생각할
지어다.
온갖 세상일을 가만히 생각하면 가련하고 슬픈 일이 많다.
이 같은 험하고 가련한
세상에 한번 나서 우리를 내신 임자를
알지 못하면 난 보람이 옶고, 있어 쓸데없고,
비록 주은(主恩)으로 세상에 나고 주은으로 영세 입교하여 주의 제자 되니 이름이 또한
귀하거니와 실이 없으면 이름을 무엇에 쓰며 세상에 나 입교한
효험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배주배은(背主背恩)하니
주의
은혜만 입고 주께 득죄(得罪)하면 아니 남만 못하리.
밭을 심는 농부를 보건대 때를 맞추어 밭을 갈고 거름을 넣고
더위에
신고(辛苦)를 돌아보지 아니하고 아름다운 씨를 가꾸어
밭 거둘 때 이르러 곡식이 잘되고 영글면, 마음의 땀낸 수고를 잊고
오히려
즐기며 춤추며 흠복할 것이요.
곡식이 영글지 아니하고 밭 거둘 대 빈 대와 껍질만 있으면 주인이 땀낸 수고를 생각하고 오히려 그 밭에 거름 내고 들인 공부로써
그 밭을 박대하나니,
이같이 주 땅을 밭을 삼으시고 우리 사람으로 벼를 삼아
은총으로 거름을 삼으시고 강생 구속하여 피로 우리를 물주사
자라고 영글도록 하여 계시니, 심판날 거두기에 이르러
은혜를
받아 영근 자 되었으면 주의 의자로 천국을 누릴 것이요,
만일 영굴지 못하였으면 주의 의자로 원수가 되어 영원히
마땅한 벌을
받으리라.
우리 사랑하온 제형들아, 알지어다. 우리 주 예수 세상에 내려
친히 무수한
고난을 받으시고 괴로운 가운데로조차 성교회를
세우시고 고난 중에 자라나게 하신지라.
그러나 세상 풍속이 아무리 치고 싸우나 능히 이기지 못할지니
예수 승천 후
종도(宗徒) 때부터 지금까지 이르러 성교 두루
무수 간난 중에 자라니, 이제 우리 조선이 성교 들어온 지
5,60년에
여러 번 국난으로 교우들이 이제까지 이르고 또 오늘날
군난이 치성하여 여러 교우와 나까지 잡히고 아울러 너희들까지
환난을 당하니,
우리 한몸이 되어 애통지심(哀痛之心)없으며
육정(肉情)에 차마 이별하기 어려움이 없으랴.
그러나 성경에 말씀하시되 작은 털끝이라도 주 돌아보신다 하고
모르심이 없어
돌보신다 하셨으니 어찌 이렇다 할 군난이
주명이 아니면 주상주벌 아니랴. 주의 성의(聖意)를 따라오며
온갖 마음으로 천주 예수의
대장 편을 들어
이미 항복받은 세속 마귀를 칠지어다.
이런 황황(遑遑) 시절을 당하여 마음을 늦추지 말고
도리어 힘을 다하고 역량을
더하여 마치 용맹한 군사가
병기를 갖추고 전장에 있음같이하여 사워 이길지어다.
부디 서로 우애를 잊지 말고 돕고 아울러 주 우리를
불상히 여기사
환난을 걷기까지 기다리라. 혹 무슨 일이 있을지라도 부디 삼가고
극진히 조심하여 위주광영(爲主光榮)하고 조심을 배로
더하고 더하여라.
여기 있는 20인은 아직 주은으로 잘 지내기 설혹 죽은 후라도
너희가 그들의
가족을 부디 잊지 말라.
할말이 무궁한들 어찌 지필로 다하리. 그친다.
우리는 미구에 전장에 나아갈 터이니
부디 착실히 닦아 천국에 가 만나자.
마음으로 사랑하여 잊지 못하는 신자들에게 너의 이런 난시(難時)를 당하여 부디 마음을 허실히 먹지
말고 주야로 주우를 빙러 삼구(三仇)를 대적하고 군난을 참아 받아 쥐주광영하고 영들의 영원 대사를 경영하라.
이런 군난 때는 주의 시험을 받아 세속과 마귀를 쳐 덕공을
크게 세울 때니 부디
환난에 눌려 항복하는 마음으로 사주구령사에
물러나지 말고 오히려 지나간 성인성녀의 자취를 말만 수치하여
성교회 영광을 더으고
천주의 착실한 군사와 의자됨을 증거하고
비록 너희 몸은 여럿이나 마음으로 한 사람이 되어 사랑을 잊지 말고
서로 참아 돌보고
불쌍히 여기며 주의 긍련(矜憐)하실 때를 기다리라.
할말이 무수하되 거처가 타당치 못하여 못한다.
모든 신자들은 천국에 만나 영원히 누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입으로 너희 입에 대어 사랑을 친구(親口)하노라.
부감목 김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의 편지 모음 [이 빈들에 당신의 영광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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