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금오산 호수에서(2016.7.1)
한동안 마시지 않던 막걸리를 마셨다.
청승스럽게 마시는 일은 외롭다는 이야기다.
대낮부터 술기운이 꽉 찬다.
낮술, 낮달이 마시다 남긴 잔만큼 만큼 떴다
오후 네 시, 바람이 바람을 흔들고
천둥소리 어느새 취했는지
버럭버럭 악을 지르며 뒤따라 다닌다.
번개가 어둠속 고양이 눈처럼 퍼덕이다 우박을 토해낸다.
속 시원해서 시원하다.
소나기는 ‘인천상륙작전’처럼 더위를 초토화 시키고는
극장을 빠져나오는 사람들처럼 더위도 계단으로 내려가고 있다.
구름 속에서 햇살은 시침 딱 잡아떼지만 왼쪽 볼이 벌그스름해 졌다.
마시다만 막걸리잔 속으로 노을이 내려앉았다.
(글 : 2016.8.12)